[빗썸 알쓸신잡] 돈을 아십니까?

 

 

 

친구와의 약속에 오랜만에 번화가로 나섰다약속 장소를 향해 부지런히 걸어가고 있는데맞은편에서 걸어오던 누군가가

“저기요” 하고 말을 건다

“네?

“인상 좋으시네요혹시 도를 아십니까? 

21세기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황당해 하며 대답없이 그를 지나쳐 간다

지하철에서 내린 후 비트코인 시세를 확인해본다는 걸 깜박했다암호화폐 거래소 앱을 열어 아까보다 약간 오른 금액에 안도한다그리고 다시 바삐 길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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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는 알지만 도는 모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당신그렇다면돈은 아십니까?

 

 

 

 

“돈 [돈:] 명사」 사물의 가치를 나타내며, 상품의 교환을 매개하고,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도 사용하는 물건. 예전에는 조가비, 짐승의 가죽, 보석, 옷감, 농산물 따위를 이용하였으나 요즈음은 금, 은, 동 따위의 금속이나 종이를 이용하여 만들며 그 크기나 모양, 액수 따위는 일정한 법률에 의하여 정한다.”

 

 

 

“돈의 탄생과 시작은?
돈은 언제 탄생했을까정답은 ‘아마도 정확히 알 수 없다. 그 이유는 돈이 문자보다 먼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역사학에 따르면 문자가 등장한 이후의 시대를 역사시대문자가 등장하기 이전의 시대를 선사시대라고 부른다인간은 문자가 등장하기 이전인 선사시대부터 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돈은 인간에게 있어서 문자보다 더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그럼 그 시작은 언제였을까?

 

 

 

 

 

“물물교환에서 상품화폐로”
6000년 전수렵과 채집으로 먹고 살던 인류는 돌로 농기구를 제작해 사용하면서 한층 윤택한 삶을 살게 되었다농기구로 농사를 짓기 시작하자 온 가족이 먹고도 풍족할 만큼의 농작물을 거둘 수 있었고남은 농작물을 내가 필요한 다른 것들과 교환하고 싶어졌다하지만 내가 가진 것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나는 쌀을 주고 돼지고기가 얻고 싶지만물물교환을 하려면 돼지고기를 가진 사람 역시 쌀을 원해야만 했다서로 원하는 것을 가진 사람을 만나도 문제가 생겼다나는 쌀 10kg과 돼지 한 마리를 바꾸고 싶지만돼지를 가진 사람은 쌀을 100kg은 줘야 돼지를 주겠다고 하는 것서로 생각하는 가치가 다른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3의 물건을 생각해냈다바로 화폐물물교환을 하면서 자연스레 물건 사이의 가치를 비교하던 사람들은 비교 기준으로 자주 사용하는 물건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이것을 자연스럽게 최초의 화폐로 사용하게 된다물론 그 당시에는 화폐라는 말이 없었다국어사전에 나온 것처럼선사시대에 이런 기준으로 사용된 것들은 조가비동물 가죽작물의 씨앗 따위였다이렇게 가치 기준과 거래 수단으로 돈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을 ‘상품화폐’ 혹은 ‘물품화폐’라 부른다.
 

“상품화폐에서 금속화폐로”

한동안은 상품화폐로 무리없이 거래가 이루어졌다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조가비는 부서졌고가죽은 낡기 시작했다. 좀 더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더욱 가치가 있는 것이 필요해졌다그래서 사람들이 고안해낸 것이 바로 금속 화폐

청동기시대가 오자 사람들은 청동으로 돈을 만들기 시작했다하지만 본격적으로 금속 화폐의 시작을 연 건 우리에게도 익숙한 금과 은으로 만든 금화은화였다쉽게 녹슬지 않고변하지 않고반짝이는 금화와 은화는 화폐로 사용되기에 딱 알맞았다하지만 초기엔 주화의 형태가 아니라 덩어리째 가지고 다니며 무게를 재서 사용했다. (때문에 이를 ‘칭량화폐’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렇다면 주화 형태의 최초의 금속 화폐는바로 기원전 6세기 오늘날의 터키 지역에 있었던 ‘리디아’에서 만든 ‘리디아의 사자’이다리디아는 그리스와 페르시아 사이에 자리잡아 무역이 활발히 이루어지던 곳이어서 화폐가 일찍 발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반면 동양은 금 매장량이 적어 금화를 만드는 사용하는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다화폐보다 금 자체의 가치가 더 높았기 때문이다동양 최초의 동전은 기원전 3세기진나라를 통일한 후 진시황제가 발행한 ‘원형방공전’으로구리로 만들어졌다우리나라에서는 고려 성종 때인 996년에 ‘건원중보’라는 동전이 처음 발행되었지만관리들의 월급도 곡식이나 옷감으로 제공되었을 정도로 조선 중기까지 상품 화폐를 널리 사용해왔다. 1651화폐의 사용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돈의 값을 ‘쌀 한 되에 동전 네 닢’로 정하고 세금도 주화로 걷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금속 화폐의 사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금속화폐에서 지금의 지폐로”
그렇다면 지폐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엄청난 양의 금화와 동전이 필요한 물건을 거래할 때 지급해야 할 금속화폐의 무게는 어마어마했다엄청난 무게 때문에 들고 다니기에도 불편했다거기다가 금화와 은화의 경우진짜 금인지 은인지 알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고안해낸 것이 바로 지금의 지폐가볍고 편리하다지폐는 동전과 달리 동양에서 먼저 발명되었다종이가 동양에서 먼저 발명되었기 때문이다중국에서 지폐를 발명한 지 700년이 지난 후서양에서도 드디어 지폐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제3의 물결전자화폐”
통신이 발달하기 전물건을 사고 팔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화폐가 필요했다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며 물리적 돈이 없어도 거래가 가능해졌고여기에서 ‘전자화폐’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용어의 시작은 1990년대 중반유럽중앙은행(ECB), 국제결제은행(BIS)에서다정보화 사회에서 현금을 대신할 새로운 개념의 화폐로종이가 아닌 전자적 방식으로 저장된 형태의 화폐를 의미하는 전자화폐다마이크로 칩이 내장되어 있어 화폐의 본질적 속성은 그대로지만 금액의 정보가 디지털화되어 저장되어 있다개념은 어렵게 느껴지지만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티머니카드, VISA 등의 지불 시스템도 전자화폐의 일종이다.

 

 

 

 

 

 

 

 

 

 

 

 

 

 

 

 

 

“암호화폐는 전자화폐의 일종이다?

암호화폐와 전자화폐언뜻 생각해 보면 비슷하다보이지 않지만 존재하고온라인에서 가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암호화폐는 전자화폐와 본질적으로 다른 화폐암호화폐는 특정 국가나 기관에서 발행하는 법정화폐가 아니다블록체인의 암호를 푸는 댓가로 누구에게나 제공되는 화폐발행 주체가 없으므로 관리 주체도 없고유일한 주체가 있다면 바로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당사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암호화폐는 전자화폐의 일종으로 보는 것보다전자화폐의 뒤를 이을 새로운 화폐의 등장으로 보는 것이 더욱 맞다고 볼 수 있다.
 

 

“암호화폐정말 화폐일까?

역사학자이자 경영사상가인 니얼 퍼거슨에 따르면, 2006년 전 세계에 존재한 현금의 규모는 473조 달러라고 한다반면 실제 전 세계에 유통되거나 보관된 동전과 지폐의 가격은 50조 달러에 불과하다. 450조 달러가 넘는무려 90%의 돈이 계좌에만 표시되고 있는 것이다. 12년이 지난 지금도 돈의 이동은 은행의 숫자 움직임으로 대부분 이루어질 뿐지폐나 동전의 실제 교환은 매우 적다은행에서 거래를 승인하고 우리가 그것을 믿는 것뿐이다

전자지갑을 통해 화폐를 거래하고 있는 암호화폐도 같은 맥락이다오히려 은행 혼자서 거래를 승인하고 기록해주는 현금보다 거래자 모두가 장부를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가 더욱 안전할 지도 모른다

 

 

선사시대부터 화폐는 수많은 역사의 시간을 거쳐오며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생활과 거래의 편의를 위해 발명된 후그것이 널리 쓰이고 그 가치를 인정받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암호화폐는 과거 화폐들의 단점을 보완해 탄생한 또 하나의 새로운 화폐아직은 그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지만머지않아 암호화폐가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면 완벽한 보안과 민주적인 성격을 띤 또 하나의 화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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